시편의 절경은 사람의 노래가 신의 언어로 고양된(高揚, exaltation) 것이다. 하나님께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사람들이 겪어 낸 이야기 속에서 묻어 나온다. 신앙의 진면목은 인간들이 직면하고 있는 악과 고난의 난제 앞에서 나타난다. 우리가 제대로 살고자 하지만, 이런 몸부림을 한치도 허용하지 않는 세
상의 위력을 만날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1. 원수와 대적들이 난리법석을 떠는 시대(13:2, 4).
원수와 대적들은 죄인과 악인으로 불리며 하나님께서 '정의와 자비로' 세상을 이끌어 가심을 믿지 않는 자들이다. 정의와 자비는 세상에 풍성(부요)을 선사한다. 결핍과 불안은 한 쌍이며 현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지배 당한다. 원수와 대적들은 자기 충족에 빠져 고아와 과부를 돌볼 수 없도록 죽은 귀와 눈을 가졌다. 악인들은 혼돈의 세력인 리워야단에게 영향과 지배 받고 있다. 소용돌이 치는 바다, 이해하기 불가능한 용, 모든 것을 삼켜 버리려는 괴물은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2. 흔들리는(헛갈리는) 시간들(13:1-4)
하나님은 공평과 정의를 격려하고 지원하는 일에 있어서 보이질 않는다. 진실은 침몰하는 것 같다. 거짓이 진리를 삼키고 있다. 시인 역시 죽음으로 기울고 있는 자신을 보며 극도의 낙심(失意)을 토로한다(3절). 모두가 '너의 길은 틀렸어', '진실을 밝힐 수 없어'라고 말한다. 원수의 승리 앞에서 시인조차 심각하게 요동하며 흔들리며 좌초 직전을 경험한다.
3. 혼돈의 바다에서 정리된 항구로(13:5-6)
왜곡된 거짓 이야기들이 횡행하고 만연하게 될 때 유일한 탈출구는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하는 것이다. 위기 때는 원칙과 근본(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하나님의 신실한 언약적 사랑을 기억하고 방향을 하나님께로 바꿔서 달라 붙는 것이다.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구원(출애굽)을 기뻐하고 열망하는 것이다.
세월호는 진실과 진정성을 규명하고 분별하려는 시민정신의 아이콘이 되었다. 기억의 위대함과 역량을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새겨주었다. 촛불정신은 사회를 새롭게 하는 변혁의 바람, 숨(루아흐)이 되었다. 남북한 평화의 길은 가시밭길이지만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한반도와 세상을 붙잡고 계시는 한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진실을 위해 죽어간 수많은 영혼들이 우리에게 생명을 존중하는 나라가 되도록 '창조의 사명'을 위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