룻기는 '기업 무를 자'(고엘)의 헤세드 넘치는 고상한 나눔과 인종적, 문화-종교적 이질감과 세대차 극복을 이야기한다.
룻기는 일상과 일터에서 세계와 인생을 다스리는 하나님 나라를 보여준다. 룻은 고난과 고독을 나눔으로써 나오미를 치료하고 가문을 살린다.
룻기는 친족 간의 우정과 책임이 보여주는 위대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묘사한다.세상을 열망하기 때문이다.
<기근과 배교의 시대>
배교가 일상이 된 사사시대는 기근이 하나님의 심판 중 하나임을 보여준다.
제사장의 사유화 현상이나(삿 17장) 열 한 지파와 베냐민 지파의 전쟁(삿 19장)은 제멋대로 무법천지가 된 베들레헴의 영적, 도덕적 참상을 증언한다.
이처럼 타락의 극치를 드러낸 베들레헴에 기근이 왔고 이로 인한 불행과 파국적 삶 속에서 정련(精練)한 믿음의 인물 나오미가 등장한다.
<헤세드와 인연>
하나님의 사람들도 살다 보면 '신비한 고난'을 겪는다. 나오미와 룻의 기구한 인생은 극빈자의 자리에서 모진 운명을 헤쳐나가려 하지만 다른 사람의 호의와 자비에 의존해야 했다.
사람들 가운데 베풀어진 헤세드는 하나님의 헤세드를 불러와 작동시키는 계기가 된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동역과 우정은 죽음과 기근의 땅을 헤세드가 넘치는 축복의 땅으로 바꿀 수 있다.
<인복(人福)과 인덕(人德)>
제멋대로 하던 사사시대 말기에 새로운 유형의 인간 보아스의 출현은 헤세드가 말라버린 도시에서 다시 흘러 넘치는 물줄기와 같다.
룻의 축적된 은밀한 헤세드가 보아스의 신적 헤세드를 만난다. 룻은 시모를 도우려고 분투했다(용기. 의리. 충성)
이제는 보아스의 충만한 복이 룻의 잔에 닿았고 나오미의 텅 빈 잔으로 흐른다. 따뜻한 마음은 민생과 치료를 일으킨다.
<기업 무를 자(고엘)>
고엘은 가난한 친족의 파산한 살림살이를 회복시켜 주는 자다. 거대한 빚 때문에 노예로 팔린 자의 회복을 위해 대신 빚을 갚아주는 자다.
누구의 고엘이 된다는 것은 책임감이 뒤따르는 헤세드다.
늙은 보아스가 젊은 룻과 결혼하는 것은 낭만적인 일이 아니라, 파산한 엘리멜렉 가문의 재건을 위해 경제적 손실의 부담을 떠안는 결단과 책임지는 사랑이 필요했다.
<다윗의 증조모 룻>
상실과 이별로 점철된 텅 빈 인생에 하나님의 헤세드가 동튼다. 의미를 찾기 어려웠던 불행한 일들이 제자리를 찾고, 공허한 삶은 잔이 넘쳐나는 풍성한 인생이 된다.
헤세드의 씨줄과 날줄이 엮이면서 다윗 가문이 출현한다. 보아스와 룻 사이에서 다윗의 할아버지 오벳이 나오고 다윗을 거쳐 요셉과 예수 그리스도까지 이어진다.
예수는 우리의 영원한 고엘(기업 무를 자, Redeemer)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