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정신을 구현하는 본보기(샘플)로 당연하게 여겨온 사회-문화적 관행들에 대하여 새로운 질문을 던지며 사는 곳이다. 오늘 본문은 1세기 그리스·로마 시대에 노예 제도가 강력하게 지배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종들과 상전들(주인)을 향해 가르치고 권면하는 내용이다.
그 당시 노예 문제는 아무도 이의 제기하지 않았다. 노예는 한 주인의 재산이며 살아 있는 도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진해 온 하나님 나라 속에서 심성(mentality)의 변화가 생기고 얽매임에서 풀려나와 자유의 확대를 맛보며 섬김의 확장을 경험한다.
노예는 하나님 나라 안에서 지위가 격상된, 고결한 존재가 되었기 때문에, 삶의 자리에서도 자유의 품격이 고스란히 묻어 나온다. 지난날 노예 의식에 절었던 눈치에서 자유롭게 되었고, 자유의 주체적 자각이 가져온 희열과 감사로 현재의 주인을 섬긴다. 해방된 섬김이야말로 궁극적인 주(왕)를 얼굴과 얼굴로 대면할 때 받게 될 영광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