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제국 하에 팔레스타인은 독립을 거세 당했고, 계속된 열강의 지배로 망신창이가 되었다. 독립의 열기는 무장투쟁 노선인 젤롯파를 중심으로 계속 되었지만, 독립을 쟁취하는 방식을 놓고서는 분열되었다. 로마체제는 변경할 수 없는 대세라고 생각한 정파(바리새/사두개파)와 메시아의 날은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한 그룹도 있었다(에센파). 예수 탄생 전야에 이곳은 미래를 잃은 불임의 시대 같았다.
이렇게 역사는 끝장날 것인가? 타는 목마름까지도 말라버린 곳에 하늘은 새로운 전언(傳言)으로 '새로운 카이로스(질적인 사건)'를 만든다. 위대한 탄생을 알린다. 절망과 두려움 속에 있는 백성들에게 기쁨을 가져올 출생이다(1:14). '새로운 시대'를 위해서 '새로운 인물'이 '새로운 방식'으로 출현한다.
절망의 시대는 절박한 기다림의 시간이다. 내부에서 끌고 갈 힘이 없다면 밖에서 오는 다른 능력으로 쇄신한다. 누가는 소망의 인내로 한 길을 걸어 온 패밀리를 주목한다. 1:19절의 ‘좋은 소식’은 전령이 가져온 '승전보'다. 말문이 막힐 소식이다! 말라기가 미래에 남겨둔 이야기가 지금 여기서 실현된다니.. 새로운 인물의 출현이기 때문에 천기누설을 방지하려면 묵언수행을 해야한다. 기나긴 불임의 시대가 끝나고 있다.
새로운 시간을 만들려면 새로운 콘텐츠를 제시할 사람이 있어야 한다. 누가는 신인(新人)의 조건과 그 내공을 설명한다(1:15). 혼돈의 시국에서 새로운 길, 생명을 줄 수 있는 길을 열기 위해서(16절에서 비전과 꿈을 잃은 백성의 마음을 다시 일어나게 하려면) 관행과 구태(舊態)에 물들지 않은 사람과 방식이 요청된다.
새로운 리더십은(31-33절) 처녀의 몸에 나는 새롭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수태고지(受胎告知) 된다. 새로운 통치자(new king)는 성령으로 낳고(35절) 말씀으로 출현한다(37절). 마리아는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할 홍익인간의 시대를 하늘로부터 들었고 그 신언(神言)을 굳게 믿는다(45절).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 여인은 그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신작(新作) 시로 노래한다.
마리아의 찬가(송영, Magnificat)는 구약 시편의 혁신적인 결정판이다. 여성이 지었다는 것과 자신(여성)이 영원히 복 될 것이라는 점에서 참신하다. 송축(송영)의 노래를 한 단계 승화했다. 49절에 큰 일을 송축하는 이유와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하신 근거를 밝히려 한다. 신적 자비를 얻는(받는) 주체를 언급하고 나서 결론부에서 하나님 나라(통치)가 오게 되면 실현되는 패턴을 이야기한다(51-53절). 마리아의 노래는 천지개벽의 노래이자 권력 남용에 대한 제한이고 약자에 대한 우선적 관심을 기울이는 복지사회다. 부(자)에 대한 공동체의 자발적 통제를 통해 모두 함께 기쁨(행복)을 누리는 세상(사회)을 지향한다.
새로운 시대를 설계할 새로운 인물(집단지성)은 새 이름을 써야 한다(눅 1:61-63). 관습과 관행에 물들지 않은 새로운 천명(天名)이 필요하다. 하나님 나라에 맞춰서 세계관의 회심을 하고 인지구조(mentality)도 새롭게 단장해야 한다. 낡은 사고를 혁신하고 현상유지에 물들지 않은 창조적 상상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매사에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